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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야기

[시사] 광주 비하는 나쁜 지역감정, 대구 비하는 착한 지역감정? (feat. 네이트 기사 댓글)

by Jarlie 2020. 5. 3.

광주 비하는 나쁜 지역감정, 대구 비하는 착한 지역감정? (feat. 네이트 기사 댓글)

이번 한국에서의 코로나19가 확산된 배경에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신천지 사태가 큰 사건이었음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신천지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대구에서 대규모 코로나19 유행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한국의 다른 종교 단체에서,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 유사한 집단감염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다.

 

아무튼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의 시발점이 된 신천지 사태는 대구와 경북 지역에 ‘지역 혐오’라는 낙인을 찍은 듯 하다.

 

그리고 그 낙인은 공교롭게도 방역이나 코로나19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정치적이라는 점에서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광주 지역 비하를 떠올리게 한다.

 

 

"대구 사람이라면 치가 떨린다" 코로나보다 무서운 지역 혐오

대구 이틀째 확진자 ‘0’ 코로나 확산세 둔화 하지만 대구·경북 향한 혐오 온라인서 여전 “어디 출신이라 말못해…차별받을까 걱정” “이제 대구 사람이라면 치가 떨린다” “대구·경북 탈출은 지능순” “대구시민들은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살아라.” 대구

m.news.nate.com

 

최근에는 대구에 거주하는 10대 청년이 부산 클럽에 다녀온 이후 코로나19에 확진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특히 친여권 커뮤니티와 신문 기사들에서는 대구를 비하 및 혐오하는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 혐오 표현도 꽤나 직접적인데, 대구사람이면 더 조심해야지. 이번 코로나로 대구인간들 무개념 많이 봤다.”, “신천지며 클럽이며 대구는 아주 지ㄹ 정X병X들만 모여 사는 동네냐?”, “진짜 대구 정X병X 하나땜에 타지역이 난리다... 지역감정이 안생기게 본인들이 잘해야지 보면 타지에 가서 전파한 사람들 대부분이 대구사람이더만” 등 원색적인 비난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이런 혐오표현들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는 것은 이 기사에 일부 네티즌들이 남긴 댓글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1]

난 니들이 그 사단 났을 때

정부가 힘껏 도와줬는데

재난기금 반대하는 미통당 뽑는 거 보고 소름이 돋더라

 

정치적 자유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번 총선에 미래통합당을 뽑았다는 것 자체 만으로 소름이 돋는다고 표현하고 있다. 보수 야당을 뽑는 국민은 악()으로 규정하며, 대화의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전형적인 파시즘적 표현이 드러난다. 그리고 대구 내에서 이번 총선에 더불어민주당을 찍은 시민들 입장에서는 꽤나 억울한 말이기도 할 것이다.

 

[2]

TK를 혐오하는건 코로나때문이 아니라

다른지역보다 더 많은 지원을 받으면서

고마움은 커녕 뻔뻔하게 나몰라라 하기 때문임

 

대구와 경북 지방의 사람들을 뻔뻔하고 나몰라라하는 사람들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 역시 지역감정이다. 도대체 어떤 대구 시민이 뻔뻔하게 있었고, 나몰라라 하고 있었나? 아마도 이 댓글을 쓴 사람의 의도는 많은 지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보수 야당을 총선에서 뽑았다는 것에 대한 비난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파시즘이다.

 

[3]

그런비난을 전라도 광주시민본들은40년을 들어왔다

 

필자가 본 베스트 댓글 중 가장 어이가 없었는데,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다. 광주시민들이 40여년 지역감정으로 고통받아왔다는 것이, 지금 대구와 경북이 고통 받는 근거가 될 수 있나? 이런 글을 보면 이 사람은 지역감정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이 사람은 자기 편에 대한 지역감정이 없어야 하고, ‘남의 편에 대한 지역감정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부류일 것이다.


광주 비하는 나쁜 지역감정이고,

대구 비하는 타당한 지역감정인가?

전혀 아니다.

 

광주 비하도 나쁜 지역감정이고, 대구 비하도 나쁜 지역감정이다.

 

자신이 마치 선()인양 행동하는 사람들이 남기는 댓글들이

이처럼 폭력적인 것을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정권이 바뀌어도, 여야가 바뀌어도,

말하는 주체와 대상만 바뀔 뿐, 같은 내용이 오고가겠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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