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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야기

[시사]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당에서 제명해달라고 하는 이유 (feat. 정은혜 의원)

by Jarlie 2020. 3. 21.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당에서 제명해달라고 하는 이유 (feat. 정은혜 의원)

자신을 자신이 속한 정당에서 자신을 제명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한다?

 

이런 일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당에서 의원을 징계하는 차원에서 제명하면 제명했지, 저렇게 공개적으로 나와서 자신을 당에서 제명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처음 봤습니다. 총선 때가 다가오고, 이번 총선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비례정당대전이 별 일이 다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왜 제명을 해달라고 하는 것인지 속사정이 궁금하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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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현역의원 늘려 앞번호 배치 목적 현재는 9번이후로 밀려난 상태 다선의원들 거부감 커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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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찾아봤습니다. 도대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자기 자신을 당에서 제명해달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스스로 탈당하면 안 되는 것일까요?


이유? 비례의원이기 때문에.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면, 지역구가 있는 의원의 경우에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탈당을 해도 의원직이 상실되지 않지만, 비례대표로 의원이 된 경우에는 본인의 의사로 탈당을 하는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투기 논란이 있어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했던 손혜원 의원의 경우, 지역구(마포구)가 있는 의원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탈당 의사를 밝혔지만 무소속 의원으로서 국회의원 신분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례대표로 당선된 국회의원의 경우, 본인의 의사로탈당을 하는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자의 경우에는 해당 지역의 유권자들이 그 인물을 보고 투표해서 의원이 된 것이기 때문에 탈당을 한다고 해도 의원직으로 유지하면서 그 지역의 무소속 의원으로 계속 있을 수 있지만, 비례대표의 경우, 유권자들이 그 비례대표 후보를 보고 투표한 것이 아니라 당을 보고 투표한 것이기에, 그 비례대표 후보가 당선된 이후 탈당을 한다면 더 이상 의원직을 유지하지 못 하는게 당연해보입니다.


즉, 기존에 더불어민주당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의원들이 당은 나가야 하겠는데 의원직을 유지하길 원하기 때문에 당에서 제명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에서는 왜 나가야 하는 것일까요? 여기서 골 때리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비례정당 때문입니다. 이번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기존의 그들이 하던 비례정당 설립을 부정하는 발언과는 달리, 더불어시민당이라는 공식 비례정당을 결국 세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당에서 제명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비례의원들은 이 더불어시민당에 입당하길 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일까요? 여기에는 명분과 실리가 있습니다.

 

우선 명분으로는 비례정당들이 투표용지에 표기되는 것은 현직 의원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비례정당일수록 1에 가까운 번호를 받기 때문에, 현직 의원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실리로는 더불어시민당에 입당하여 좋은 번호를 받으면, 기존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역 공천을 받는 것에 비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명분과 실리는 모두 그럴듯 해 보입니다. 하지만, 정말로 명분이 우선시 되는 것인지, 실리가 우선시 되는 것인지 판단이 쉽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현재 제명 처리를 원하는 의원들의 상황이 어떤지를 살펴보는 것이 아마 이러한 판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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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런 당에서의 제명 요청을 하는 의원으로 유명한 의원은 정은혜 현 의원입니다. 그런데, 정 의원은 지난번 비례대표로 당선이 되었지만, 이번에는 공교롭게도 공천 경선(경기 부천 오정)에서 탈락했습니다.

 

따라서 그녀가 주장하는 명분은 그럴 듯 해 보일지 몰라도,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 경선에 탈락한 뒤, 이러한 명분을 앞세워 더불어시민당으로 가서 비례대표 번호를 받는 모습은, 더불어민주당 공천 경선 탈락에 불복하고, 비례정당에서 의원직을 연이어 할 수 있는 기회로 잡은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누가 알 수 있겠나, 그녀의 마음을?

 

누구도 정은혜 의원이 되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진심은 모를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포스팅을 정리하면, 이러한 비례대표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에 대하여 제명처리를 요청하는 것은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에 가기 위해서.

 

그리고 더불어시민당으로 가는 것은 현재 공천 탈락 결과를 뒤엎으면서, 비례대표 번호를 받아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다시 한 번 국회의원을 연임하는 것을 노리는 것일 수 있다는 것으로 포스팅을 정리해볼 수 있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이들의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의 제명 요청이 순결한 의도로 보이시나요? 아니면 불순한 의도로 보이시나요?

 

저는 국회의원들에 대한 기본적인 불신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솔직히 순결한 의도로만 보이지는 않습니다. 또한, 공천 탈락에 이은 그녀의 이러한 행보가 차기 비례대표를 노리는 신인 정치인들의 앞길을 막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말로 더불어민주당에서 그녀를 제명해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더불어민주당에서 그녀를 제명해준다는 것은 그녀의 이러한 의도를 받아들여 더불어시민당으로 보내준다는 의사와 동일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지켜봄으로써, 더불어민주당이 정말로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적임자인가 하는 판단을 내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지요.


앞으로도 지켜보려고 합니다.

 

과연 더불어민주당에서 생각하는 정의란 무엇인지? 과연 더불어민주당 내의 공천 경선에서 탈락한 그녀가, 다시 한번 다른 신인들의 비례정당 진출을 앞지르면서까지 다시 한번 기회를 주어야 하는 그럴듯한 명분이 있는지 말이지요.

 

 

그리고 제 판단의 결과는 투표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게 유권자의 권리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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