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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야기

[시사] 21세기 전체주의는 악플에서 시작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feat. 박지윤)

by Jarlie 2020. 3. 27.

21세기 전체주의는 악플에서 시작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feat. 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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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포스팅이었던 뮤지컬 배우 김유빈 사건이 우려스러운 이유 (feat. 마녀사냥)’에서도 내 의견을 밝혔었지만, 나는 마녀사냥, 전체주의 이런 것이 민주주의 사회의 암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의 익명성이 이런 문제를 키운 측면도 있다.

 

많은 분들이 댓글을 남겨서 반대 또는 지지의 의사를 밝혀주셨다. 댓글 하나하나에 나도 곰곰이 생각해볼 기회를 받은 것 같아, 이 포스팅을 빌어서 다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또 사건이 터졌다. 박지윤 전 아나운서 이야기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민감한 시기에 SNS에 여행 간 사진을 게재했고, 이것을 지적하는 네티즌과 설전이 있었나보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박지윤: "즐거웠던 50분 간의 산행을 마치고 역병 속에 피어나는 가족애를 실감하며 카페로 향했다" + 여행 사진 눈 게재

 

네티즌: "지금 같은 시기에 여행 사진은 안 올리시는 게 어떨까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모두 집에 있는 시기"

 

박지윤: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게 아니라 프라이빗 콘도에 저희 가족끼리만 있었다. 남편이 직장에 출근하는 것보다도 안전하다", "요즘 이래라 저래라 프로 불편러들이 왜 이렇게 많아. 자기 삶이 불만이면 제발 스스로 풀자. 남의 삶에 간섭 말고"

 

박지윤의 발언은 일부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프로 불편러라는 표현도 그렇고, 공인으로서 어떻게 저렇게 네티즌의 말을 받아칠 수 있냐는 것이다.

 

 

박지윤, 여행 사진 '사회적 거리두기' 논란→네티즌과 설전→남편 최동석에 불똥 [종합]

박지윤, 여행 사진 '사회적 거리두기' 논란→네티즌과 설전→남편 최동석에 불똥 [종합], 박지윤, 여행 사진 올렸다가 논란 네티즌 "사회적 거리두기 중인데" 지적 박지윤 "프라이빗 콘도, 불편러들 많아" KBS 게시판 최동석 하차 요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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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네티즌들은 그녀의 남편인 최동석 아나운서 (KBS 소속)에게도 뉴스9 앵커의 교체를 요구하면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제 객관적으로 살펴보자.

 

네티즌의 조심스러운 발언에, 박지윤 전 아나운서가 까칠하게 반응했다는 것은 좀 눈살이 찌푸려지는 일이다. 아무리 개인의 사생활을 올리는 SNS라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저렇게 받아치는 것은 별로 좋아보이진 않다. (박지윤 전 아나운서는 아나운서 출신이긴 하지만, 여러 예능프로그램에도 나오고 방송인으로 봐야하는게 맞는 것 같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왜 저렇게 까칠하게 답했대?

 

그런데 그게 그의 남편의 직장에까지 불똥이 튀어야 하는 문제인지는 전혀 공감이 가지 않는다. 일부 네티즌들은 KBS 시청자 게시판에 그의 남편이자 현 KBS 뉴스9 앵커인 최동석 앵커의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내가 대한민국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익명에 자신을 숨기고 인터넷에서 혐오를 마음껏 풀면서,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혐오가 권력화 하는 것.

 

혐오로 똘똘 뭉친 이 집단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니가 감히 그렇게 말을 해? 어디 한번 죽어봐라.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민주주의 사회의 적이다. 그리고 이 포스팅의 제목처럼 나는 21세기 전체주의는 익명성에 숨은 악플에서 시작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런 사람들이 100-200명만 모여도, 인터넷 상에서 한 사람을 시체로 만드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그리고 이들의 행태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강력하게 준다. “너도 이런 목소리 내면, 이렇게 될 줄 알아.파시즘이다. 하지만 본인들은 마치 본인들이 정의의 사도라고 생각한다.


익명성은 자유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자유를 위해 필요한 익명성이 전체주의를 불러오다니. 이러다보니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필요로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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