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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야기

[시사] 코로나19 확진자수 주춤세, 검사대상 축소 때문에 그런가?

by Jarlie 2020. 3. 30.

코로나19 확진자수 주춤세, 검사대상 축소 때문에 그런가?

 

아직 성급하게 말하기는 이르지만, 한국의 코로나19 사태가 다소 주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전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의 감염이 중국과 한국에서 미국과 유럽으로 이목이 옮겨감에 따라,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코로나19가 그래도 한풀 꺾였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위 그래프는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제공하는 코로나19의 국내 발생 현황입니다. 매일 확진되는 환자의 수가 줄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지 않으면서 80-100명 내외로 왔다갔다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격리 해제되는 환자들의 수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매우 나쁜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단독] 질본, 코로나 검사대상 축소 추진 의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사례정의’를 여러 번 고쳤다. 현재는 3월 2일 7판이 나온 상태다. 사례정의는 감염병 감시와 대응을…

shindonga.donga.com

 

그런데 최근 신동아에서 질본, 코로나 검사대상 축소 추진 의혹이라는 단독 기사를 냈습니다. 이 기사의 요지는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검사대상에 폐렴 관련 항목이 추가되었기 때문에, 검사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이에 따라 확진자 수도 줄어드는 개연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진단검사 대상, 어떻게 바뀌었는가?

2월 20일: “특정 증상 여부, 특정 지역 방문 여부와 관계없이, 의료진 판단에 따라 코로나19 진단검사 가능”

-사례정의에 따른 의심환자 또는 의사 권유에 따라 검사시, 검사비(약 16만원) 면제

 

3월 2일: 사례정의 변경, “의사 소견에 따라 원인미상폐렴 등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자”

-“원인미상폐렴”이라는 표현 추가

 

즉, 변경 전(신종코로나 의심환자 가이드라인 제6판)

“의사 소견에 따라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자”

변경 후(신종코로나 의심환자 가이드라인 제7판)

“의사 소견에 따라 원인미상폐렴 등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자”

 

위에 정리한 것처럼, 가장 크게 바뀐 것이 사례정의에 “원인미상폐렴”이라는 문구가 추가된 것입니다. 그런데, 일반인들도 알다시피, 코로나19가 처음부터 폐렴의 증상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발열, 피로, 기침, 재채기, 목 통증, 후각소실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점점 더 심해져서 폐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게 됩니다. 문제는 폐렴 증상을 보이지 않으면서, 가벼운 호흡기 증상을 보일 때도 전염은 발생될 수 있다는 것.

 

그런데 이렇게 정의를 바꾸어버린다면, 일선 의사들은 기침, 재채기, 목 통증을 보이지만, 역학적으로 위험에 노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내원 환자에게 검사를 제안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도 그럴 것이, “원인미상폐렴 등소견이 없으면서 단순히 코로나19가 의심된다고만 해서 검사를 권유하면, 검사비용 16만원은 오로지 환자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폐렴 소견을 찾기 위해 x-rayCT 검사를 시행하는 것도 의사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됩니다, 의사들은 가벼운 호흡기 증상에는 코로나19 검사를 권유하기 어렵게 되었고, 검사비 16만원이 부담스러운 환자들, 특히 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들이 이런 검사를 초기에 받기 어려워 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일은 심장내과 전문의인 봉정민이라는 의사분이 페이스북에 올린 댓글이 빠르게 커뮤니티로 전파되면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흠... 저도 이 일을 지켜보면서 몇 가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1]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우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 정확하게 얼마나 많은 진단검사들이 일선 의료기관에서 나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급증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고, 신종코로나 의심환자 가이드라인 제6판에서 제7판으로 개정되면서 바로 원인미상폐렴 등이라는 문구가 추가된 것은, 제6판 시행 이후 무언가 부작용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합리적인 추론을 가능하게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진단검사 남발이겠지요. 그리고 정부에서 지원하는 진단검사 비용은 결과적으로, 우리 국민들의 세금에서 나가야 하는 것이니, 정부에서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

유증상자는 출근하지 말라고 적극적으로 권고했다.

 

[현장영상] "유증상자는 출근 중단시키고 불이익 주지 말아야"

· 추가 확진자 242명·누적 확진자 7755명 (0시 기준 통계)· 누적 사망자 60명·누적 격리해제 288명&mi..

news.jtbc.joins.com

 

또한, 제가 위에서 경증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라도 전염이 가능하다고 말씀드렸지만, 보건 당국에서는 계속해서 유증상자는 출근하지 말고 집에서 쉬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 경증 환자는 자가격리로 지켜보고, 폐렴 소견을 보이는 중증 환자에게는 바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하겠다고 원칙을 세웠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3]

하지만 문제는 의료 사각지대 계층.

 

[사설] 코로나19 사각지대 놓인 농촌 독거노인에 관심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농촌지역 홀몸거주 노인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요즘 같은 농한기 때면 대부분의 농촌지역 어르신들은 마을회관에 모여 하루를 보내는 게 일상이다. 그러나 최근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문을 닫는 경로시설이 늘어나면서 홀몸거주 노인들은 고독감과 함께 당장

www.nongmin.com

 

하지만 문제는 노인층과 같은 의료 사각지대 계층입니다. 이 문제는 위에서 소개한 봉정민 의사가 지적하기도 했었는데, 노인분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좋지 않은 결과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이미 알려져 있기 때문에, 초기에 증상이 있으면 빠르게 진단해서 적절한 처치가 들어가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정의의 변화는 경증 노인분들의 빠른 진단도 어렵게 만든 측면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더욱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은 경증 증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먹고 살기 위해서 집에서만 있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외부 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보건학적으로도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4]

그리고... 정치적 의도는 없겠죠?

 

정치적인 의도 역시 일부에서 지적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일명 총선)이 4월 15에 치러집니다. 따라서 3월부터 코로나19 감염자수를 진정세로 만들어 놓고, 4월 초와 중순에는 급감하는 모양새를 만듦으로써 정부와 여당에 호의적인 여론을 조성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입니다.

 

 

확진자 확 줄어보이게… 靑 코로나 그래프 왜곡

청와대 홈페이지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 현황'이 또 그래프 조작 논란에 휘말렸다. 날짜를 나타내는 가로 축을 임의로 조정해 상황을 왜곡..

news.chosun.com

 

이런 식으로까지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최근 기사에서는 코로나19 국내 일일 확진자/완치자 추이 그래프의 왜곡건도 보도되고 있어, 코로나19 진정세를 과대포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비판도 이해는 갑니다.


이번 포스팅을 통해, 검사대상 축소와 관련한 이슈들을 짚어보았습니다.

 

코로나19는 전례없는 전세계적 재앙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다행히도 진정세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위에서 정리한 것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이번 검사대상 축소만 하더라도 정치, 의료, 경제 등 다양한 문제가 얽혀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한 측면만 바라보고 비판하거나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보고 섯부른 판단은 내리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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